장면을 색으로 고정하기
무드칩
랜덤 생성기가 아닙니다. 비 오는 버스 창, 편의점 자정, 열람실 스탠드처럼 실제로 본 장면의 온도를 다섯 색으로 줄였습니다. 각 칩에는 왜 그 색인지, 어디에 쓰면 어색한지까지 적혀 있습니다.
색을 고르는 법비 오는 버스 창
퇴근길, 유리에 빗방울이 길을 그리는 자리
편의점 자정
형광등, 삼각김밥, 봉투가 바스락거리는 시간
한강 노을
자전거 도로 위, 물이 구리빛으로 바뀔 때
첫 출근 셔츠
다려진 흰 옷, 새 수첩, 아직 이름이 안 외워진 복도
포장마차 주황
비닐 커튼, 어묵 국물, 손이 녹는 컵
피시방 새벽
낮은 조명, 키보드 소리, 모니터만 환한 골목
분필 가루
칠판을 닦은 뒤, 손바닥에 남은 흰 가루
2호선 초록
순환선 지도, 손잡이, 문이 열리기 직전
김밥 소풍
은박지, 단무지, 잔디에 앉은 무릎
한옥 마루 그늘
대청에 앉으면 서까래가 줄을 긋는 오후
주머니 속 핫팩
정류장, 김 서린 숨, 손안에서만 따뜻한 사각형
열람실 스탠드
칸막이, 스탠드 원뿔 빛, 옆자리 타이핑
바다 버스 창
해안 도로, 소금 낀 난간, 너무 파란 낮
옥상 빨래
빨랫줄, 바람, 멀리 물탱크
야시장 전구
줄전구, 기름 냄새, 사람 어깨
대기실 아침
번호표, 초록 의자, 정수기 소리
만화방 오후
낡은 소파, 책등, 환풍기
절 마당 종
돌계단, 낮은 종소리, 솔잎 그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