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장면의 색
노을은 주황만 있는 게 아닙니다. 물 쪽은 보랏빛 그림자가 먼저 집니다. 하이라이트는 살구색, 그림자는 회남색에 두면 사진 필터 없이도 저녁이 됩니다. 버튼은 주황, 본문 배경은 연한 살구로 두면 로맨틱하지 않고 담담합니다.
왜 이 다섯 색인가
노을을 색으로 옮길 때 대부분 주황과 분홍만 씁니다. 실제 한강의 저녁은 그렇지 않습니다. 해가 걸린 쪽은 주황인데, 물과 반대편 하늘에는 이미 보랏빛과 남색이 내려와 있습니다. 이 배색은 그 시차를 담았습니다. 따뜻한 색 셋과 차가운 색 둘이 한 화면에 있어야 저녁이지, 따뜻한 색만 있으면 대낮의 일몰 사진 필터가 됩니다. 특히 마지막 남색은 없으면 안 됩니다. 그림자가 없는 노을은 스티커처럼 보입니다.
화면에 앉히는 순서
하늘 잔광 색을 배경으로 넓게 쓰고, 카드와 구획은 구름 살구로 한 단계 눌러 주세요. 제목과 본문은 건너편 능선 색으로 씁니다. 이 남색이 본문 글자를 맡아야 화면이 뜨지 않습니다. 노을 주황은 버튼과 링크에 배정하고, 물그림자 자주는 방문한 링크나 보조 정보처럼 한 단계 낮은 것에 씁니다. 주황과 자주를 같은 위계로 쓰면 서로를 잡아먹습니다.
대비와 가독성
하늘 잔광(#F8EDEB) 배경에 물그림자 자주(#5C3A47) 본문을 놓으면 대비는 8.51:1입니다. 일반 본문 AA 기준 4.5:1을 충족합니다. 건너편 능선(#3D405B)를 버튼 배경으로 쓰면 흰색 글자가 두 후보 중 대비가 더 높고 10.08:1입니다. 일반 본문 AA 기준을 충족합니다. 위 미리보기에서 실제 사용할 조합을 바꿔 검사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쓰면 무너집니다
분홍을 하나 더 넣고 싶은 유혹이 큰 배색인데, 넣는 순간 데이팅 앱이 됩니다. 따뜻한 색이 이미 셋입니다. 그리고 그라데이션으로 다섯 색을 전부 이어 버리면 개별 색이 사라지고 무지개 띠만 남습니다. 노을을 표현하려고 배경 전체에 그라데이션을 까는 것은 이 팔레트에서 가장 흔한 실패입니다.
글꼴과 질감
획이 가는 명조 계열 제목이 잘 어울립니다. 저녁의 부드러운 빛과 세로획의 굵기 차이가 서로를 살립니다. 본문은 평범한 고딕으로 두어 대비를 만드세요. 사진을 얹는다면 채도를 한 단계 낮춰야 배색과 싸우지 않습니다.
이런 곳에 쓰면
- 데이트 코스 랜딩
- 운동 기록 앱
- 주말 뉴스레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