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칙
로서(또는 으로서)는 신분·자격·지위를 나타냅니다. 학생으로서, 책임자로서입니다. 로써(또는 으로써)는 도구·방법·수단을 나타냅니다. 말로써 설득하고, 데이터로써 증명합니다. 받침이 있으면 으로서·으로써, 없으면 로서·로써입니다. 자격인지 수단인지만 물으면 표기가 정해집니다. ‘사랑으로써 이긴다’는 수단, ‘친구로서 말한다’는 자격입니다.
오늘 쓰이면
사내 메일에서 ‘팀장으로서 의견을 남깁니다’는 자격입니다. 같은 메일의 다음 줄 ‘수치로써 보여 드리겠습니다’는 수단입니다. 한 문서 안에서도 두 조사가 같이 나옵니다. 자기소개서의 ‘한 명의 시민으로서’는 거의 항상 로서입니다.
자주 빠지는 함정
발음이 같아서 자격 자리에 로써를 넣는 일이 많습니다. 특히 ‘부모로써’가 자주 틀립니다. 부모는 수단이 아니라 자격입니다. 반대로 ‘노력으로서 극복했다’도 흔합니다. 노력은 자격이라기보다 수단에 가깝습니다. 문장의 주어가 사람인지, 도구나 행위인지를 보면 갈립니다.
한 줄로 기억하는 법
사람이 어떤 이름으로 서 있으면 로서, 손에 무엇을 쥐고 있으면 로써. 로서의 서는 선다와 모양이 닮았다고 외워도 됩니다.
비슷한 짝
되 / 돼 — 둘 다 한 글자 줄임과 기능이 겹쳐 보이는 쌍입니다. 로서/로써는 줄임이 아니라 조사의 선택이라, 되어를 넣어 보는 트릭이 통하지 않습니다. 자격인지 수단인지를 직접 묻습니다.
이 규칙이 칼이 되면
문어체 연설문에서 로써를 수사적으로 넓게 쓰는 관행이 있습니다. ‘평화로써 세상을 열자’처럼 수단과 자격이 겹쳐 보이는 문장입니다. 그 자리까지 교실 규칙으로 재단하면 문장이 경직됩니다. 업무 문서와 안내문에서만 칼같이 가르면 충분합니다.